가을목소리 2022. 1. 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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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해독스프도 먹고 좋았는지,

토요일 밤에 주일 1부 예배(오전 8시 30분)에 가자고 얘기했더니 동의해줬다.

 

어쩌다 지난 밤에도 좀 늦게 자서 새벽 기상은 놓쳤다. 나단이도 수면 연장을 하다 7시 30분이 되어서야 첫 분유를 먹었다. 그리고 다시 잠시 뉘워놓고 내가 먼저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곧바로 아내도 준비를 하면서 우리는 짧은 시간에 잘맞는 오케스트라처럼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마쳤다. 생각해보니 전날에 나단이 입힐 옷도 아내가 다 준비해놓고 평상시 아이물품을 가방정리를 잘 해놓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예배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고 예전 건물을 헐고 주차장 공간으로 쓰는 곳 제일 안쪽에 주차를 했다. 맨 안쪽에 있기 때문에 예배 후 바로 나와야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1부에 주차봉사자가 부족해서 그런지 이창호 목사님도 교회 올라가는 길목에서 주차봉사를 하고 계셨다. 1부때여서 그런지 더욱 반가웠다. 자모실에 들어갔는데 안내하시는 분도 못볼 정도였고 보일러도 올라오는 중이라 바닥도 차갑고 예배 끝날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았다. 모처럼 다른 식구없이 우리끼리만 예배드리는 별도 공간이 되었다. 예배 시간에 늘 그렇든 조용한 가운데 알아서 잘 노는 나단이는 이것 저것 하다 마지막 예배 마치고 의자 정리를 하는데, 자기도 하고 싶다고 그러는지.... 물론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예배 중간에 문 밖으로 나가 여기저기 탐험을 다니기도 했었다.

 

예배 후 회차에 대한 부담이 없어 근처에서 뭘 좀 먹을까 했는데, 다들 11시쯤 문을 열거나 쉬는날이어서 아쉽지만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곧바로 화장실 청소 준비를 했다. 곧이어 나단이는 고맙게도(?) 아빠가 화장실 청소하려고 할때 변을 봤다. 아내가 변 뒷처리와 물놀이를 담당해줬다. 덕분에 더욱 확실하게 화장실 청소를 할 수 있었다.

준비물은 주방세제, 과탄산소다, 고무장갑, 솔, 오래된 샤워볼, 대야, 뜨거운 물

 

세면대 배수관이 잘 분해되지 않아 시간이 지체가 많이 되었다. 덕분에 과탄산소다 등의 냄새로 머리가 좀 아프긴했는데, 곧 적응이 되었다. 화장실 안의 물건을 모두 바깥으로 빼놓고, 열심히 세제를 여기저기 묻혀놓고 변기부터 청소에 들어갔다. 정말 과장하자면 천장 빼고 다 닦았다. 물기제거까지 한번을 다 하고 그 뒤에 샤워를 했다. 기분이 아주 상쾌했다.

곧 이어 나단이의 낮잠시간이 되어 낮잠을 재우는데, 아내가 먼저 잠들었다. 이어서 나단이도 잠들고 잠시 나와서 평화교회 주일설교 말씀을 들었다.

잠언의 말씀. 지혜와 결혼하는 성도의 삶에 대한 메시지가 아주 인상깊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고, 지혜와 결혼하는 자가 되라! 그래서 잠언 뒷부분에 보면 지혜와 결혼한 그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우스겟소리로 장가 잘가서 그렇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 어떤 선택을 할때마다 이게 여호와를 경회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WWJD, What would Jesus do?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잠시 뒤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맛있는 음식을 집가지 가지고 오셨다. 그 외에 나단이 선물보따리를 한두개도 아니고 굉장히 많이 가져오셨다. 오늘이 명절 같은 기분이었다. 오후에 어짜다 한마디를 툭 던져서 얼떨결에 아내는 잠도 못자고 장모님도 쉬지도 못하시고 집 청소를 이어서 하게 되었다. 나는 차에서 카시트를 떼어와 길이 조정 등 고정끈 위치도 앞보기에 맞게 재장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거실을 청소하는데 나단이도 신이나나보다. 자기가 노는 공간을 어른들이 깨끗히 해주는 것을 아는지!

 

기분이 많이 좋았는지 거꾸로보기를 시전한다.

나도 나딘이처럼 항상 내가 보는식으로 보기보다 좀 반대로, 거꾸로 보고 내 기존의 관점을 좀 내려놓아야겠다.

 

하루가 멀다하고 관성처럼 돌아가는 내 옛 사람의 단점을 최대한 멀리해보자. 고무줄도 자꾸 당기다 보면 놓칠때마다 제 자리로 돌아가지만 언젠가 탄성을 이겨내고 끊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것 처럼.

저녁식사 전 나단이는 이유식을 먹고 잠시후 목욕을 하고 취침에 들어갔다. 낮잠을 충분히 못자서 금방 잠들기를 기대했는데, 바로 잠들지는 않았다. 아내와 내가 총출동해서 20여분이 지나서야 잠에 들었다.

저녁에는 또 장모님께서 특식을 준비해주셨다. 점심에는 도가니탕, 저녁엔 삼겹살/목살까지(구운 김치는 보너스), 여기에 아내가 카프레제까지 준비해줘서 아주 맛있는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뒷정리를 함께 하다보니 하루가 시간이 다 갔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해야할 일들을 먼저하다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 그 와중에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맞추라는 강요를 또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순간순간마다 항상 신경쓰자!

 

오늘 하루도 감사하다.

내가 만들어준 해독스프는 맛없다고 끝까지 거부했던 나단이가 오늘 장모님이 끓여주신 도가니탕은 (이유식처럼 밥과 국물을 좀 섞어서!) 첫술만 멈칫하더니 아주 잘 먹는다!

손자도 인정하는 장모님 밥! 오늘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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